오마이뉴스 | 모든 일터 더위와 전쟁, 폭염에 바다 포함 곳곳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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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터가 더위와 전쟁이다. 노동현장마다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폭염은 가축 뿐만 아니라 바다도 견디기 버거운 상황이다. 경남 남해안에는 고수온 주의보가 내려졌다.
경남도를 비롯한 지자체는 폭염 대책을 내놓으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창원고용노동지청과 안전보건공단 경남본부도 적극 나서고 있다.
경남은 9일 최고 평균 기온이 34도를 보였다. 절기 소서(小暑)인 지난 7일 경남 밀양은 최고 기온이 39.2도까지 치솟았다. 밀양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 1월 이후 7월 상순 기온으로는 역대 최고치였다. 고온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온열질환자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경남도가 집계한 8일 하루 동안 발생한 경남지역 온열질환자는 12명이고, 지난 5월부터 이날까지 총 133명으로 늘어났다. 2024년에 같은 기간에 발생한 질환자는 46명이었는데 올해 3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조선소 노동자 "현장 온도에 맞춰 대책 세워야"
철판을 다루는 조선소는 더 덥다. 경남 거제 한 대형조선소는 지난 6월부터 이날까지 온열질환자가 6명이나 발생했다. 대부분 직영이거나 협력사 노동자들이다. 열탈진과 탈수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후송되었다가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조선소에서 발생하는 온열진환자는 특정 작업장에서만 생기는 게 아니다. 한 대형조선소는 2024년에만 온열질환자가 40명 넘게 나왔고, 이들 가운데 2명이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다.
고용노동부는 기온 33도일 경우 2시간 작업에 20분 휴식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기상청 기온이 기준이다. 그러나 노동현장은 이 기준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올해 온열질환자 6명이 발생할 당시 현장 온도는 바깥 기온(33도)보다 2~6도 정도 높았다.
대형조선소 한 노동자는 "회사는 고용노동부 지침대로 기온 기상청 기온 33도때만 지키면 된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온도계를 공장 잔디밭에 설치해서 기온을 재려고 한다"라며 "노동자들이 잔디밭에서 일하느냐.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의 온도를 재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는 "조선소 작업장 안은 철판이고 고온에 달구어져 있다 보니 내부는 그야말로 찜통이다. 뜨거운 드럼통 안에 있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라며 "그래도 바깥은 바람이 불기에 좀 나을 수 있다. 선박 안에서 작업하다 보니 쓰러질 수밖에 없다. 모든 일터는 기상청 기온을 기준으로 할 게 아니라 현장 온도에 맞추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스스로 작업중지 하는 건설 현장이 몇 군데?"
건설 현장도 마찬가지다. 이날 한 건설노동자는 "무더위에 죽을 지경이다"라며 "건설현장은 여름철에 일거리가 없다. 일거리라도 좀 많았으면 좋겠다"는 말부터 했다.
폭염 대책 관련해 그는 "법과 기준이 있으면 뭐하느냐. 건설현장은 완전히 다르다. 기온 33도가 되면 쉬어야 한다고 하는데, 과연 스스로 작업중지를 하는 건설 현장이 몇 군데나 되겠느냐"라고 말했다.
"일감이 없다 보니, 누군가 일하다가 기온 33도가 되었다고 해서 쉬어야 한다고 말을 할 경우, 다음 날부터 나오지 말라고 할 것이기에 아무도 말을 못하고 그냥 일만 하는 분위기다. 당연한 권리를 말했다가 회사에 밉보일 게 뻔한데, 누가 나서겠느냐. 그래도 노동조합 간부라도 현장에 있으면 좀 나은 편이다. 그렇지 않은 현장은 아무리 온도가 올라가도 작업중지하자는 말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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