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 장애여성의 완경, 변화하는 몸 : 고립되지 않고, 고독할 수 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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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아래 완경기)는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월경이 멈추는 등 신체적 변화가 찾아오는 시기로 증상은 3~5년 정도 지속되지만, 사람에 따라 약 1~10년 정도로 기간은 다양하다. 1980년대, 부정적인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 폐경을 완경(完經)으로 부르자는 제안이 등장했으나, 완경과 완경기(갱년기)에 대한 묘사는 여전히 한정적이다. 여성환경연대는 세계 월경의 날을 맞이해, 다양한 완경 경험을 드러내고자, 40대 중반의 입으로 전동휠체어를 운전하는 언어 · 중증 장애 장애 여성이며 '장애여성공감'의 활동가 서지원씨를 인터뷰했다.

장애여성의 월경과 완경
어린 시절의 서지원씨는 부모가 자신의 불임 수술을 고려하는 대화를 들은 기억이 있다. 당시, 아버지의 반대로 수술은 진행되지 않았다. 인권 침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양육자가 중증 장애를 가진 자녀에게 강제 불임 수술을 진행하는 일은 공공연하게 진행되어 오고 있다.
장애여성의 몸은 오랜 기간 가족과 시설, 사회의 '관리', '통제'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특히 장애여성의 월경은 당사자의 선택이 아니라 타인의 편의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장애여성의 월경이 여성의 몸, 월경, 완경, 사회의 불평등 구조도, 돌봄, 의료,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가운데 자신의 몸과 건강을 위해 주체적으로 의료적 완경을 선택한 서지원씨의 이야기야말로 균열을 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의 의료적 완경 경험은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해보겠다.
의료적 완경 후 발견한 몸의 변화
서지원씨는 지난해 의료적 완경을 선택했다. 자궁근종치료를 받으면서 월경통과 월경량 냉이 지나치게 많아져 일상생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호르몬 주사를 두 차례 맞은 뒤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자궁적출 수술을 받았다. 여러 병원을 전전했지만, 대부분 설명 없이 주사만 권하거나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결국 그는 직접 정보를 찾아본 후 찾아간 병원에서 상담을 받은 후,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 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 대변을 볼 정도로 변비가 심했지만, 그는 수술 이후로는 배탈이 잦아지고 화장실도 자주 가게 되는 등 몸의 변화가 생겼다. 위암 같이 몸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의외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서지원씨는 의료적 완경 후 생긴 몸의 변화를 유쾌하게 웃으며 설명했다. 일상적으로 돌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화장실 보조는 중요한 이슈라고 덧붙였다. 또한, 뇌병변 장애는 몸이 경직되는데 더욱 경직이 심해졌고 그로 인해 발음이 더 안 좋아지고 침 덩어리가 튀는 빈도도 많아졌다. 그는 예전에는 기억력이 좋아서 필요 없었지만, 최근 기억력이 안 좋아져 달력이 생겼고 녹음도 한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돌봄 받는 방식과 관계도 달라졌다. 생리혈과 대변이 묻었을 때, 침이 튀었을 때, 더러움과 수치심만이 아니라 어떻게 존엄을 지키며 돌봄을 받을 수 있을까가 삶에서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돌봄이 권리로서 말할 수 있도록 장애여성들의 월경, 완경의 경험이 더 많이 이야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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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성의 월경과 완경
어린 시절의 서지원씨는 부모가 자신의 불임 수술을 고려하는 대화를 들은 기억이 있다. 당시, 아버지의 반대로 수술은 진행되지 않았다. 인권 침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양육자가 중증 장애를 가진 자녀에게 강제 불임 수술을 진행하는 일은 공공연하게 진행되어 오고 있다.
"엄마와 아빠의(여성과 남성) 차이인 거 같긴 해요. 아빠는 직접 이걸(월경을) 케어하지(돌보지)는 않잖아요. 반면 엄마는 온전히 자신이 케어를 해야하니깐 저의 월경을 반대하지 않았을까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시설에 분리시켰죠.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불임을 강요하거나 가족들이 '관리하기 힘드니까 수술시키자'라고 얘기하는 경우들도 많아요. 사회적으로 계속해서 얘기를 많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장애여성의 몸은 오랜 기간 가족과 시설, 사회의 '관리', '통제'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특히 장애여성의 월경은 당사자의 선택이 아니라 타인의 편의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장애여성의 월경이 여성의 몸, 월경, 완경, 사회의 불평등 구조도, 돌봄, 의료,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가운데 자신의 몸과 건강을 위해 주체적으로 의료적 완경을 선택한 서지원씨의 이야기야말로 균열을 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의 의료적 완경 경험은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해보겠다.
의료적 완경 후 발견한 몸의 변화
서지원씨는 지난해 의료적 완경을 선택했다. 자궁근종치료를 받으면서 월경통과 월경량 냉이 지나치게 많아져 일상생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호르몬 주사를 두 차례 맞은 뒤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자궁적출 수술을 받았다. 여러 병원을 전전했지만, 대부분 설명 없이 주사만 권하거나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지금 내 몸이 어떤 상태인 건지, 자궁적출까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자궁적출을 하면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아무도 내 몸에 대해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고 두려웠어요. 그래서 내 몸에 대해 물어보고, 자세히 얘기해줄 사람이 필요했고 동료들의 제안으로 색다른 의원을 가게 됐어요."
결국 그는 직접 정보를 찾아본 후 찾아간 병원에서 상담을 받은 후,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 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 대변을 볼 정도로 변비가 심했지만, 그는 수술 이후로는 배탈이 잦아지고 화장실도 자주 가게 되는 등 몸의 변화가 생겼다. 위암 같이 몸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의외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동안 계속 자궁이 장을 누르고 있어서 대변이 안 나왔다고 하시더라고요. 대변이 잘 나오는 건 너무 좋거든요. 예전에는 팬티에 막 생리가 묻고 그랬다면 지금은 대변이 묻고 그래요. 재밌고 어이가 없기도 했어요."
서지원씨는 의료적 완경 후 생긴 몸의 변화를 유쾌하게 웃으며 설명했다. 일상적으로 돌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화장실 보조는 중요한 이슈라고 덧붙였다. 또한, 뇌병변 장애는 몸이 경직되는데 더욱 경직이 심해졌고 그로 인해 발음이 더 안 좋아지고 침 덩어리가 튀는 빈도도 많아졌다. 그는 예전에는 기억력이 좋아서 필요 없었지만, 최근 기억력이 안 좋아져 달력이 생겼고 녹음도 한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돌봄 받는 방식과 관계도 달라졌다. 생리혈과 대변이 묻었을 때, 침이 튀었을 때, 더러움과 수치심만이 아니라 어떻게 존엄을 지키며 돌봄을 받을 수 있을까가 삶에서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돌봄이 권리로서 말할 수 있도록 장애여성들의 월경, 완경의 경험이 더 많이 이야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돌봄을 주고받을 때 존엄하게 주고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에요. 삶의 전반적인 조건과 권리들과 떨어져서 얘기할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많은 여성들이 노동할 때 생리대를 갈 수가 없어서 하루 종일 차고 있는 상황과 제가 장애 여성으로서 돌봄을 받아야 되는 상황에서 갈등이나 혹은 화장실 없는 등의 이유로도 하루 종일 생리대를 차야 되는 경험이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에 이러한 중요한 권리들이 보장되지 않으면 완경에 대해서도 얘기하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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