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 민원실 접근 막은 경찰, "노동자 요구안도 안 받는 게 이재명 정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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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충현씨 사망 사고를 규탄하며 요구안을 새 정부에 전달하려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길을 막아선 경찰에 의해 민원실로도 접근하지 못한 채 돌아서는 일이 발생했다.
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직연대는 9일 오후 1시 용산 대통령실 건너편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름 공동파업을 예고하며 ▲ 발전노동자 정규직화(외주화 중단) ▲ 발전소 폐쇄 후 고용 보장을 요청하는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후 요구안을 대통령실에 전달하려 했으나 불발됐고, 국방부 민원실로 향하던 행진도 경찰이 막아서며 대치가 발생했다.
바리케이드 앞 노동자들 "우리가 김충현"
기자회견 전부터 주최 측과 경찰은 실랑이를 벌였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 집행위원장은 "하동, 부산, 삼천포, 태안 동지들이 다 올라왔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직접 요구안을 수령할 것"을 요청했으나, 경찰은 "국방부 민원실에 제출하라"는 방침을 고수했다. 지난 6일 유족과 이 사건 대책위원회는 추모문화제 후 요구안을 들고 대통령실까지 행진했는데, 이때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직접 요구안을 수령한 바 있다.
경찰과의 본격적인 대치는 이날 오후 1시 20분께 발전비정규직연대가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방부 민원실 방면으로 행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김지영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국장은 "대통령실에서 나와 요구안을 받으라고 요구했는데 나오지 않아 저희 전체가 이동해 횡단보도를 건너서 국방부 민원실로 이동하겠다"며 인원을 이끌었다.

이후 용산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곧장 횡단보도 앞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막아서며 대치가 시작됐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신고 대상인 미신고 행진을 하고 있다"며 시위대를 향해 행진과 구호 제창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노동자들은 멈춰서서 "우리가 김충현이다", "위험의 외주화 끝장내자",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치 과정에서 이태성 집행위원장은 "(지난 6일) 비서실장이 나와서 이 문제를 책임 있게 들여다보겠다고 했는데 현장 당사자들의 요구안도 받으러 나오지 않는 게 이재명 정부냐"고 지적했다. 이어 "태안 장례식장에 정부 관계자 누구도 안 왔다"며 "이재명 대통령님도 왼쪽 팔에 산재를 당하시지 않았나. 정말로 노동자의 아픔을 이야기한다면 우리와 만나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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