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 18년 동안 한 사고 추적... 이런 언론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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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하다 : 몹시 고집스럽고 끈질기다.
하루가 다르게 이슈가 뒤바뀌는 한국 사회에서 언론이 잃어가는 덕목 중 하나는 '집요함'이겠다. 하나의 사안을 천착해 보도하는 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역동적 뉴스 흐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언론사 입장에서 특정 사안을 오랫동안 보도하는 건 인내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리라.
새로운 뉴스를 내보내면서, 때로는 집요하게 사건사고를 다루는 지역언론사가 있다. 충남 태안의 <태안신문>이다. 이 신문은 2007년 태안원유유출사고를 세상에 알렸다. 보도에 멈추지 않고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안을 살피고 있다. 가해기업인 삼성이 낸 지역발전기금의 올바른 집행을 감시하고 있는 것. 사고 발생 지역의 언론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언론사의 집요함은 수많은 특종보도를 낳았다. 고 김용균 노동자 산재사망사고를 보도했고, 어머니 김미숙씨의 첫 단독 인터뷰도 진행했다. 태안반도 중국인 무더기 입국 은폐사건, 태안 해병대 캠프 고교생 참사 사건 등 지역에서 벌어졌지만 전국적 이슈로 만들었다. 올해 5월 14일로 창간 35주년을 맞은 <태안신문>의 '집요함'과 그 원동력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아래는 <태안신문>과의 일문일답.
2007년부터 지금까지 태안원유유출사고를 집중 보도

- 매체 소개를 부탁한다.
"<태안신문>은 태안군 복군 이듬해인 1990년 5월 14일 군민들의 성원과 기대 속에 태안군 최초, 최고의 지역신문으로 창간했다. 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며 군민의 희노애락 역사를 기록해왔다. 지역정론지를 자부하며 지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안언론으로 군민의 알권리 충족과 권력 견제, 감시의 역할 등 사명을 다해왔다.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태안원유유출사고 당시에는 피해지역 구석구석을 돌며 피해민의 아픔을 전하는 한편, 과천 정부청사와 서울 서초구 삼성 본사 앞에서 열린 대정부-대삼성 투쟁 때에도 피해민들 곁에서 목소리를 대변했다. 또한 2018년 삼성지역발전기금이 대한상사중재원의 판결로 태안군을 비롯한 11개 피해 시군에 배분되고, 이로 인해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이 설립돼 피해민을 위한 기금사업이 집행될 준비를 마칠 때까지 기금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안 제시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태안원유유출사고 발생 18년을 맞았지만 지금도 유일하게 <태안신문>만이 역사의 한페이지를 기록하고 있다.
그밖에도 1994년 5월에 세로 쓰기를 탈피해 가로 쓰기로 변경했고 한자도 지면에서 사라지는 파격 변화를 시도했다. 현재 편집국장을 포함한 취재기자 3명, 편집기자 1명, 총무광고팀 1명 등 5명의 상근 인력들이 매주 24면의 타이블로드 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 지난해 가장 영향력을 발휘했던 보도를 꼽는다면?
"2016년 <태안신문>은 충남 태안군 남면 출신으로 미주 한인독립운동사의 산증인이자 중심 인물이지만 조명을 제대로 못 받고 있던 우운 문양목 선생의 선양 사업이 답보상태에 놓여 있을 무렵, 우운 선생의 해외 항일독립운동 근거지였던 샌프란시스코를 현지 취재했다. 우운 선생의 마지막 혈족을 만나고 주요 본거지들을 탐방했다. 또한 우운 선생 선양사업의 필요성과 유해 봉환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수년간 우운 선생 관련 기사를 지속적으로 보도했는데, 지난해 그동안의 과정을 특집 기사로 냈다. 이로써 국가보훈부의 우운 선생과 배우자 유해를 동시에 한국으로 송환하기로 하는 결정을 이끌어냈다. 유해 봉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유족 동의와 미국 법원 청원이었는데 3년 3개월의 법정 싸움 끝에 승인 명령이 나왔다. 이 과정에 <태안신문>이 늘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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