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전력노동조합

MY MENU

관련뉴스

페이지 정보

WRITER: 최고관리자 /  DATE: 25-05-23 11:01 /  HIT: 3회

오마이뉴스 | 다문화는 먼 나라 이야기일까

본문


IE003466513_STD.jpg

영국에서 지난 35년간 살면서 가장 놀란 점 중 하나는, '외국인'이라는 말이 존재하긴 해도 실생활에선 그리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국적이나 출신국을 묻는 일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누군가를 '이방인'으로 규정하려는 분위기가 거의 없다는 게 다르다.

영국은 오랜 시간 이민자 사회로서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포용하며 살아왔다. 런던 등 도시에서는 히잡을 쓴 여성이 버스를 운전하고, 인도계 경찰이 교통을 정리하며, 동유럽 출신 간호사가 노인을 돌보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이들은 단지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라, 영국 사회의 구성원이다.

반면 한국에서 외국인은 아직 '그들'이다. 직장 내에서도 외국인 동료가 있다면 "저 친구는 한국말 꽤 잘해", "김치 먹을 수 있대" 같은 이야기가 수군거림처럼 들린다. 말하자면 아직도 '우리'와 '그들'을 나누는 무의식적인 장벽이 존재하는 셈이다.

'다문화'라는 말의 거리감

한국에서는 '다문화 가정'이라는 표현이 흔히 쓰인다. 처음 들었을 땐 참 따뜻하게 들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묘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왜냐하면 이 표현은 결국 '보통 가정'과 '다른 가정'이라는 구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그런 단어 자체가 없다. 다문화는 특별한 카테고리가 아니라 기본값이다. 학교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섞여 있고, 교사들도 출신 배경이 다양하다. 물론 차별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제도와 일상 모두 다름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정비되어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다문화 교육'이 별도로 진행되고, '다문화센터'가 따로 운영된다. 취지는 좋지만, 오히려 '다문화'가 특정집단을 지칭하는 말처럼 되어버렸다. 이는 마치 '왼손잡이 교육'을 따로 운영하는 것처럼 어색하고 비효율적이다. 왼손잡이를 위한 배려는 필요하지만, 그것이 사회 전체에서 '특별하게' 다뤄질 필요는 없듯이 말이다.

문화가 다르면 시선도 다르다

영국에서 이민자는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세금만 잘 내고 줄만 잘 서면 돼"라는 말은 결코 농담이 아니다. 출신이나 피부색보다 중요한 건 시민으로서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전체 내용보기
0 Comments

전라남도 나주시 전력로 55   
TEL) 061-345-6013    FAX) 061-345-6004~7
오늘 방문자수 : 779

    노동단체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