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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최고관리자 /  DATE: 25-03-27 11:42 /  HIT: 10회

오마이뉴스 | 밖에선 노인이겠지만, 여기선 다들 기술자인 70대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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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에서 이어집니다.(60대는 구직중 https://omn.kr/2ciz0)

며칠 전엔 닭꼬치 공장에 갔다.

얼마 전부터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오며 나를 유혹하던 알바였다. 당연히 연령 상관없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일, 검은 장갑을 끼고 닭꼬치를 끼는 사진까지 동봉된, 닭꼬치를 생산하는 일이었다. 생닭을 하루 종일 만져야 한다는 거시기한 느낌(?)이 있었지만 궁금하기도 했다.

토요일, 지난 번 간 곳과는 반대 방향으로 40여 분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갔다. 막상 내려보니 여기도 공단, 주로 먹거리를 생산하는 곳들인 가 보다. 골목마다 '~ 푸드' 라는 공장들이 즐비하다. 네이버 지도를 따라 간 공장 한참 벨을 눌러도 묵묵부답, 마침 그곳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문을 열어 준다.

지난 번 마스크 공장은 머리카락 정도만 캡으로 잘 감싸면 됐었는데, 오늘은 완전 무장이다. 우선 우비같은 하얀 비닐 옷을 입고, 당연히 머리도 감싼다. 거기에 물에 강한 두터운 비닐 앞치마를 두른다. 손에는 장갑을 낀 후 다시 팔뚝까지 오는 비닐 토시를 낀 후 그 위에 다시 미끄러지지 않는 고무 장갑을 꼈다.

그리고 마지막 무릎까지 오는 긴 장화를 신었다. 지난 번에는 그래도 실내가 윗옷을 벗어 제낄 정도로 따뜻했는데, 이곳은 닭 정육을 다뤄야 하는 공간이므로 냉장을 유지하기 위해 춥단다. 그 말에 혹시나 해서 가지고 온 핫팩을 등에 붙였다.

복장을 갖추고 안으로 들어서니 강당만한 공간이 열린다. 한쪽에 수입 닭 정육 박스들이 산처럼 쌓여있고, 교실처럼 생긴 곳에서는 그 정육들이 봉지째 잠수, 해동 중이다. 그리고 그 밖에서는 두 대의 기계가 연신 돌아가며 닭똥집을 펼치고, 다른 한 테이블에서는 산더미처럼 쌓인 닭 정육 덩어리를 꼬치에 맞게 토막을 내고 있다. 그리고 그 테이블 옆에 꼬치를 꿰는 작업대가 두 군데 있었다.

내가 일해야 할 작업대에는 4명이 한 조로 일을 한다. 저쪽 작업대에서 정육을 토막내서 가져와 쏟으면, 그 정육들을 말 그대로 꼬치에 꿰는 일이다. 토막난 닭 정육이 담긴 쟁반 옆에는 양 쪽으로 저울이 있다. 저울이 왜? 꼬치의 생명은 바로 무게이기 때문이다. 15~16 g, 넘쳐도 안되고 모자라도 안된단다. 넘치면 장사하는 사람이 손해고, 모자라면? 사먹는 사람이 아쉽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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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치라고 얕봐서는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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