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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최고관리자 /  DATE: 25-03-06 16:11 /  HIT: 2회

오마이뉴스 | 이 봄에 폭설... 혼자 눈 치울 엄마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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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이 왔다. 폭설로 내려 밤사이 온통 세상을 하얗게 덮었다. 소나무 가지 위에 봄눈꽃이 베란다 창을 예쁘게 채웠다. 공원에는 한 남자가 눈가래를 끌고 가며 길을 내는 것이 보인다. 딱 한 명이 지나갈 정도의 폭이다. 지난번 아파트 단지 앞에서 미끄러졌던 적이 있어 좀 더 넓게 치울 수 있게 당장 나가서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어쩐지 선뜻 나서게 되지 않는다. 눈발은 계속 날리고 있다. 현실과 상관없이 온 세상을 하얗게 덮은 공원으로 달려가 대자로 눕고 싶었다.

전날, 영동지방에 1m의 눈이 예상된다는 보도에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허리만큼 눈이 오니 대비하라고 일러두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하늘이 꾸물거릴 뿐 눈이 내리지 않아 오보인가 싶었는데 폭설이라니.

눈부신 하얀 설원에 마음이 고요하면서도 지금처럼 폭설이 쏟아지면 집에 계시는 엄마가 걱정이다. 눈길에 조심은 당연하고, 앞마당 뒷마당을 쓸어야 하는 노동을 해야 하기 때문인데 당장 달려가 도와주지도 못할 텐데, 전화를 걸면 무슨 소용인가 싶어 전화를 걸려다 먼저 CCTV 화면을 켰다.

오전 9시. 마당에 눈이 그대로다. 눈을 쓸고도 남을 시간이고, 평소라면 눈을 몇 번이라도 치워 마당이 깨끗했을 텐데 잔뜩 쌓인 눈이라니. 어쩐 일일까 궁금해 엄마가 실내 화면에 나타났을 때 전화를 걸었다.

엄마는 밤새 내린 눈이 다 얼어붙어 쓸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밤에도 미리 쓸어놔야 한다고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 내게 엄마는 그럴 사이가 없었다고만 했다. 잘못한 것도 아닌데 미안한 듯 말했다. 눈이 쌓여 한번에 밀어내기 역부족이라며 손을 쓸 수 없다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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