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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최고관리자 /  DATE: 25-01-24 10:32 /  HIT: 2회

오마이뉴스 | 무기수 아저씨의 따뜻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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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출신 엄마와 단 둘이 사는 '란'이는 눈이 동그란 여중생입니다.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란이는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가정이 해체되면서 아동보호 시설에서 지내야만 했습니다. 이혼의 아픔으로 캄보디아로 떠났던 엄마가 다행스럽게도 한국으로 되돌아오면서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습니다. 너무 가난한 데다 일자리까지 구하지 못한 란이네는 나라에서 주는 '기초생활수급비'로 근근이 살고 있습니다.

란이가 자꾸 아픕니다. 배와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란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더니 처음엔 원인을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 란이의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생활고에 의한 불안과 두려움에 의한 스트레스성 질병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왜 안 그러겠습니까. 타국이나 다름없는 한국에서 삶의 방편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엄마와 그 엄마가 언제 또다시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소녀에게 이 세상은 얼마나 무섭고 불안하고 두려울까요.

이런 란이에게 기쁨이 찾아왔습니다. 그토록 가지고 싶었던 '어그부츠'를 선물로 받은 것입니다. 배와 머리가 아파도 돈이 없어서 병원에 쉽게 갈 수 없었던 란이에게 어그부츠는 그림 속의 떡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란이에게 병원비를 지원하고 장학금을 주선하는 등으로 돕고 있는 이주 청소년을 위한 '어게인학교'(교장 최승주)는 한 공익재단이 보내준 선물 구입비로 란이가 그토록 갖고 싶어했던 어그부츠를 사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란이가 선물을 사주신 분에게 감사 편지를 이렇게 썼습니다.

"올겨울에 따뜻한 선물을 받아서 기쁘고 특히, 가지고 싶은 선물 받아서 겨울 한동안은 따뜻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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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와 바지를 선물로 받은 '르'(가명)와 백패를 받은 '찡'(가명) 남매는 '한국에 살고 있지만 없는 아이들'입니다. 한국에 돈 벌러 온 몽골 출신 이주 노동자 부모가 이들 남매를 한국에서 낳은 뒤 무슨 사정으로 아빠 혼자서 몽골로 돌아갔습니다.

이들 남매는 몽골 사람이지만 몽골어를 못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학교에 다녀서 그런 것입니다. 생김새도 한국 친구들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분은 미등록 외국인입니다. 이들 남매는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태어나고 자란 땅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리는 이들 남매에게 무기수 아저씨들이 준 선물은 어떤 선물일까요.

란이뿐 아니라 '주니'도 선물을 받았습니다. 필리핀 출신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주니는 멋진 겨울 바지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주니는 "추운 겨울에 선물을 받아서 마음이 따스해졌다"면서 "따사로운 마음을 전해주는 행복은 저의 웃음을 그칠 줄 모르게 한다"며 기뻐했고 베트남에서 온 중도 입국 이주 청소년 '투이'와 '꽝하'는 "신발이 예뻐요", "주신 선물이 마음에 들어요"라며 좋아했고, 중국에서 온 '준'이는 "주신 선물 받고 감동했다"며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겨울 점퍼를 선물로 받은 학교 밖 청소년 '정희'는 "예쁘고 따뜻한 옷을 입을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쁘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고, 나이키 운동화를 선물로 받은 남학생 '넷'(베트남)과 '샨'(파키스탄)은 꿈 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왜 안 그러겠습니까. 그렇게 갖고 싶었는데도 가난한 부모에게 사 달라고 할 수 없어서 꿈으로만 간직했던 메이커 신상, 아이들에게 '메이커' 신상을 고르라고 했더니 놀란 눈빛으로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메이커 운동화와 백팩 등을 선물로 골랐습니다.

무기수 아저씨들이 주신 선물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신고 다니지도 않습니다. <어게인학교> 신발장에는 헌 신발로 채워져 있습니다. 신발이 다 떨어질 때까지 신었던 가난한 옛 시절, 새 신발이 생기면 가슴에 품고 잤던 가난한 추억이 떠올라 이주 청소년들이 짠했습니다.

그래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새 신발을 신고 학교에 오라고 했더니 일부 청소년은 방학을 맞아 베트남과 중국 등 본국에 갔다 온다며 떠났고 일부 청소년이 남아서 어렵사리 사진을 찍었습니다.

기대고 의지할 곳이 없었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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