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 이재명 시대, 다시 차별금지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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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 장애인이 엘리베이터 없는 역에서 휠체어를 끌다가 출근을 포기했고, 우리나라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는 체불임금을 받기 위해 단식을 시작했으며, 트랜스젠더 청소년은 입시 전형조차 밟지 못한 채 고등학교를 그만뒀다. 2023년, 서울 퀴어문화축제는 서울광장에서 쫓겨났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보수 개신교 단체들의 '반동성애' 집회였다. 그 다음해 충남에선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됐고, 국회에선 차별금지법이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묻혔다.
우리 사회에는 누군가는 절대로 건널 수 없는 차별이란 이름의 거대한 벽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 벽을 조금씩 허무는 이들이 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변호사들이 함께 펴낸 <그래도 되는 차별은 없다>는 우리가 외면해 온 사회의 경계에 균열을 내는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공감 소속 변호사들이 직접 맡았던 사건을 중심으로, 각자의 시선과 고민을 녹인 이 기록은 지금 우리 사회의 인권 현실을 선명하게 비춘다.
이들은 '더 낮은 곳의 사람들'을 위해 법을 무기로 함께 싸우고, 때로는 사회와 정치에 실망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그래도 되는 차별', '괜찮은 차별' 같은 것은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이자, '차별을 금지하는 법'조차 없는 이 나라에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임료도 받지 않고 기꺼이 법정에 선 사람들의 고군분투기이기도 하다.
지난 13일 <그래도 되는 차별은 없다>의 저자 중 한 명인 장서연 변호사를 만났다.
검사 그만두고 공익변호사로... "성소수자 행복한 사회 만들고 싶었다"

- 우선,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은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세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은 2004년에 설립된, 공익 활동을 전업으로 하는 변호사 단체입니다. 주로 장애인, 여성, 노동자, 이주민,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익 소송과 제도 개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비영리 단체이며, 대부분 소송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분들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변호사 수임료를 받지 않고 시민들의 후원만으로 운영합니다."
- 수임료 없이 운영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재정적으로는 어떤가요?
"쉽지는 않지만, 시민들에게 저희 활동을 알리고 정기 후원이나 기부를 요청하는 모금 홍보 활동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 변호사님께서는 원래 검사로 일하다가 2007년에 그만둔 후 바로 공감에 합류했습니다. 평범한 선택은 아닌 듯한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을까요?
"제가 검사를 그만두고 공감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18년째라 기억이 잘 안 납니다(웃음). 되짚어 보면 개인적으로 검사가 하는 일은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범죄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사회를 더 직접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그런 와중에 공감의 채용공고를 보게 됐죠. 당시만 해도 공익 활동을 전업으로 하는 곳은 공감밖에 없었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지원했습니다.
또 책에도 밝혔지만 제가 동성애자 당사자로서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동기도 컸습니다. 2000년대 초반이면 성소수자라는 말조차도 막 나오기 시작했던 즈음이에요. 이게 인권의 영역에 들어가는 게 맞는지에 관한 사회적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공감에서 성소수자와 관련된 활동도 한다는 그 자체가 저에게는 놀랍고 반가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 그럼 공감에 들어가기 위해 검사를 그만둔 건가요?
"그렇죠. 그래서 주위에선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부모님께서 공익변호사 단체가 대체 뭐하는 곳이냐며 크게 반대했지만... 뭐 제 인생이니까요(웃음)."
- 최근 공감에 소속된 다른 변호사 분들과 함께 <그래도 되는 차별은 없다>를 출간했습니다. 어떤 책인지, 직접 소개해 준다면요?
"공감에서 하는 일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사건을 중심으로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권 이슈들을 담았습니다. 특히 사건을 직접 담당했던 변호사들의 시선으로 쓴 만큼 사건과 사건 당사자들의 이야기가 좀 가깝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어떤 차별이 이뤄지고 있는지, 이 차별은 과연 '괜찮은'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여러 변호사들이 각각 담당했던 사건을 다룬 만큼 이 책의 무게감과는 별개로 읽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변호사님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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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는 누군가는 절대로 건널 수 없는 차별이란 이름의 거대한 벽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 벽을 조금씩 허무는 이들이 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변호사들이 함께 펴낸 <그래도 되는 차별은 없다>는 우리가 외면해 온 사회의 경계에 균열을 내는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공감 소속 변호사들이 직접 맡았던 사건을 중심으로, 각자의 시선과 고민을 녹인 이 기록은 지금 우리 사회의 인권 현실을 선명하게 비춘다.
이들은 '더 낮은 곳의 사람들'을 위해 법을 무기로 함께 싸우고, 때로는 사회와 정치에 실망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그래도 되는 차별', '괜찮은 차별' 같은 것은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이자, '차별을 금지하는 법'조차 없는 이 나라에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임료도 받지 않고 기꺼이 법정에 선 사람들의 고군분투기이기도 하다.
지난 13일 <그래도 되는 차별은 없다>의 저자 중 한 명인 장서연 변호사를 만났다.
검사 그만두고 공익변호사로... "성소수자 행복한 사회 만들고 싶었다"

- 우선,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은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세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은 2004년에 설립된, 공익 활동을 전업으로 하는 변호사 단체입니다. 주로 장애인, 여성, 노동자, 이주민,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익 소송과 제도 개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비영리 단체이며, 대부분 소송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분들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변호사 수임료를 받지 않고 시민들의 후원만으로 운영합니다."
- 수임료 없이 운영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재정적으로는 어떤가요?
"쉽지는 않지만, 시민들에게 저희 활동을 알리고 정기 후원이나 기부를 요청하는 모금 홍보 활동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 변호사님께서는 원래 검사로 일하다가 2007년에 그만둔 후 바로 공감에 합류했습니다. 평범한 선택은 아닌 듯한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을까요?
"제가 검사를 그만두고 공감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18년째라 기억이 잘 안 납니다(웃음). 되짚어 보면 개인적으로 검사가 하는 일은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범죄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사회를 더 직접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그런 와중에 공감의 채용공고를 보게 됐죠. 당시만 해도 공익 활동을 전업으로 하는 곳은 공감밖에 없었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지원했습니다.
또 책에도 밝혔지만 제가 동성애자 당사자로서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동기도 컸습니다. 2000년대 초반이면 성소수자라는 말조차도 막 나오기 시작했던 즈음이에요. 이게 인권의 영역에 들어가는 게 맞는지에 관한 사회적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공감에서 성소수자와 관련된 활동도 한다는 그 자체가 저에게는 놀랍고 반가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 그럼 공감에 들어가기 위해 검사를 그만둔 건가요?
"그렇죠. 그래서 주위에선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부모님께서 공익변호사 단체가 대체 뭐하는 곳이냐며 크게 반대했지만... 뭐 제 인생이니까요(웃음)."
- 최근 공감에 소속된 다른 변호사 분들과 함께 <그래도 되는 차별은 없다>를 출간했습니다. 어떤 책인지, 직접 소개해 준다면요?
"공감에서 하는 일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사건을 중심으로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권 이슈들을 담았습니다. 특히 사건을 직접 담당했던 변호사들의 시선으로 쓴 만큼 사건과 사건 당사자들의 이야기가 좀 가깝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어떤 차별이 이뤄지고 있는지, 이 차별은 과연 '괜찮은'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여러 변호사들이 각각 담당했던 사건을 다룬 만큼 이 책의 무게감과는 별개로 읽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변호사님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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