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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최고관리자 /  DATE: 25-05-30 12:38 /  HIT: 4회

오마이뉴스 | 정리해고, 저임금, 외주화... 고통 받는 관광레저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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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텔에서 조리사로 일했던 고진수씨. 그는 5월 30일 고공농성 107일을 맞았다. 명동 세종호텔 앞 10미터 높이 교통시설 구조물에서 눈과 비, 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지낸다. 세종호텔은 2021년 12월 10일 코로나19로 경영이 악화됐다는 이유로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당시 식음료사업부를 폐지하고 조직을 개편하면서 대부분 식음료사업부 소속이던 조합원들을 해고했다. 사측 입장에선 코로나19를 빌미로 사업 외주화와 껄끄러운 관계였던 세종호텔지부의 와해, 둘 다 이룬 셈이다.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은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1269일째 싸우고 있다. 호텔에서 일하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의 삶을 되찾기 위해, 노조 활동을 보장받기 위해 싸우고 있다.

메종글래드제주에서 조리사로 일하는 박원양씨. 그는 점심 때 호텔 앞에서 1인 시위를 한다. DL그룹이 매각 추진 움직임을 보여서다. 호텔의 매각이 노동자들의 고용과 근로조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있지 않아서다. 물론 매각 사실도 언론을 보고 알았다. 관광레저산업노조 글래드호텔앤리조트지부는 지난 5월 22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과반노조로 결정이 났다. 이에 대표교섭노조로서 사측에 성실히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사측의 성의 있는 답변을 듣지는 못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의 한 웨딩업체에 재직하던 이들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으나, 사측의 탄압 속에 결국 조합은 2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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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웨딩업체에서 일한 이들의 요구는 거창한 게 아니다. 코로나19라는 사회재난을 정리해고 아니라 함께 이겨내자는 것, 호텔의 매각정보를 나누고 고용을 보장하라는 것, 웨딩업계 평균임금을 보장하고 정규인력을 충원해 연차 좀 쓰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일하는 사람,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살자"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요구였다.

외부 충격에 취약한 관광레저 일자리

그런데 고진수씨는 해고가 됐다. 박원양씨는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국민의 여가와 휴식이 있는 삶을 위해 밤낮없이, 주말없이 일했던 관광레저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이 얼마나 취약한지 새삼 실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많은 관광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문화체육부의 2023년 관광산업조사 결과, 관광 종사원은 2019년 27만 6447명에서 2020년 19만 1524명으로 8만4923명이 줄어들었다. 코로나19만이 아니라 일본수출규제, 중국 사드 등 외부 요인에 따라 갑자기 관광 일자리가 사라졌다. 그만큼 관광 일자리는 외부 충격에 민감하고 취약하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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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현장에는 비정규직, 외주화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 직접고용이 아닌 외주용역, 협력사, 위탁업체로 전환이 확대되고 있다. 호텔의 경우 프론트, 조리사, 경영지원 등 경영 핵심부서를 제외하고 거의 외주화됐다. 하우스키핑, 미화, 시설관리 등은 대부분 위탁업체가 맡고 있다. 이는 관광 일자리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저임금, 고용불안정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세종호텔의 경우, 외주화를 통해 2013년 250명이던 정규직을 2020년 66명에 이어 2021년 26명까지 줄었다.

관광산업은 2020~21년의 급격한 침체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관광산업 총매출액은 24조 3835억 원으로 2022년보다 40.5% 증가했다. 관광숙박업이 10조 5559억 원으로 매출이 가장 높았고, 여행업 3조 9191억 원, 카지노업 2조 7273억 원, 유원시설업 2조 2024억 원, 관광편의시설업 2조 1552억 원, 국제회의업 1조 4256억 원, 관광객이용시설업 1조 3980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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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노동력 부족 해결은 양질의 일자리로

이처럼 관광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현장에는 관광서비스 노동력 부족 현상이 일어났다. 이에 대한 정부의 해법은 고용허가제로 외국인력 도입이었다. 정부는 2023년말 외국인력정책원회에서 E-9(비전문취업)으로 호텔·콘도업 주방보조, 청소업에 고용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지난해 서울·강원·제주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하면서 1200명 이상의 고용효과를 예측했다. 그런데 지난해 9월 이기헌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호텔·콘도업체에서 외국인력 51명을 신청했으며, 그 가운데 14명만 고용허가서가 발급됐다고 한다. 지난해 12월까지 시범사업을 했더라도, 정부가 예측한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관광레저산업노조는 관광 현장의 노동력 부족을 외국인력 도입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땜질식 처방이나 다름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관광서비스 노동력 부족이 심화된 것은 '일자리의 질' 저하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관광레저산업노조가 2022년 실시한 제주관광노동자 실태조사에서 장시간 노동과 높은 업무 강도, 저임금 등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직무만족도가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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