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전력노동조합

MY MENU

관련뉴스

페이지 정보

WRITER: 최고관리자 /  DATE: 24-08-23 09:39 /  HIT: 19회

오마이뉴스 | 돈 주고 '불편함'을 구매하는 사람들

본문

폭풍처럼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가 우리에게 남긴 흔적들이 있다. 마스크 착용, 배달 주문의 활성화, 재택근무와 같은 것들.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무인주문 시스템의 도입'이라고 생각한다. 카페, 아이스크림 할인점, 노래방, 독립서점에 이르기까지 어디를 가든 사람이 아닌 기계가 고객을 맞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전염성 호흡기 질환이다. 따라서 무인 주문방식으로의 전환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키오스크는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업주들의 인건비 절감에도 도움이 되었다. 또한 대면 주문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고객과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판매 사원 모두에게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러한 기술 발전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 무인주문기의 높이는 대부분 성인 키에 맞춰져 있어 키가 작은 고객이라면 이용하기가 불편하다. 디지털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 아이나 노인의 경우, 직원의 도움 없이는 결제가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주로 신용카드 결제방식이기에, 현금만 가진 고객일 경우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편리한 주문 방식, 불편한 접근성

주말에 친구 가족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유명 프랜차이즈 가게를 갔다. 여느 때처럼 직원이 아닌 2대의 스탠딩 키오스크가 우리를 맞이했다. 메뉴 선정 이후 주문을 하기 위해 무인주문기로 갔다.

한 노인 부부가 음료를 주문하고 있었는데, 뭔가 문제가 있어 보였다. 키오스크 모니터에 이전단계와 다음단계가 번갈아가며 표시되고 있었다. 나머지 무인주문기에서 결제가 5건이 넘게 진행될 동안, 내 앞의 고객은 좀처럼 진도를 나가지 못했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결국 건너편 키오스크가 비었다.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다른 무인주문기로 주문을 하면 될 터였다. 그런데 그러기에는 눈앞의 할아버지가 못내 신경 쓰였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처음 단계부터 다시 도전했다.

- 매장취식/포장 중 선택해 주세요
- 메뉴를 선택해 주세요
- 제휴할인/카드를 선택해 주세요. 없으면 없음을 선택해 주세요

결제 과정을 처음부터 지켜보니 막히는 지점이 발견되었다. 할아버지는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제휴카드가 없었던 것. 급한 마음에 신용카드를 손에 쥔 채 '제휴카드 없음'을 선택하지 않은 할아버지는 좀처럼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했다. 결국 첫 번째 단계인 '매장취식/포장'이 다시 화면에 나타났다.

전체 내용보기
0 Comments

전라남도 나주시 전력로 55   
TEL) 061-345-6013    FAX) 061-345-6004~7
오늘 방문자수 : 276

    노동단체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