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 비 오는 거리에 누운 사람들... "정치는 여성폭력 책임지고 해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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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일 오후 1시 <젠더폭력 해결 페미니스트 연대>(아래 <페미연대>)는 세계 노동절을 맞아 '2025 세계노동절대회' 본행사 전 시청역 인근에서 '2025 대선, 여성폭력 해결! 나중은 없다!' 여성폭력 다이-인(Die-in) 2차 캠페인을 진행했다.
지난 4월 27일 홍대입구역 7번 출구 광장 앞에서 진행되었던 1차 캠페인에 이어 2차 캠페인에도 여성폭력이 만연한 사회에서 여성폭력을 해결할 대안이 필요하다며, 성평등 정치를 촉구하는 40여 명의 참가자들이 자리에 모였다. 특히, 지난 여성폭력에 희생된 여성들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빗속에서 진행된 다이-인(Die-in) 퍼포먼스는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일'과 연관된 여성폭력 피해

지난 4월 12일, 한 남성이 이혼한 아내가 일하는 편의점을 찾아가 흉기로 살해하고 가게를 방화한 사건이 보도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1년간 연인 관계였던 전 직장동료의 일터로 찾아가 살해한 사건, 전 애인의 근무지에 불을 질러 전 애인과 손님을 사망하게 한 사건 등도 보도된 바 있었다. 이처럼 여성은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뿐만 아니라 일터에 찾아와 폭력을 행사하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여성폭력에도 노출되어 있다.
지난 1일, 한국여성의전화는 세계 노동절을 맞아 여성폭력이 '일'과 얼마나,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여성폭력 피해자 5명 중 1명의 사례에서 '일'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었다. 2024년 한 해 동안 폭력 피해 여성을 상대로 진행한 초기 상담 867건을 분석한 결과 이 중 170건(19.6%)이 피해자의 '일'과 연관돼 벌어진 사건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는 직장 관계자(105건·61.8%), 친밀한 관계의 파트너(35건·20.5%), 친족(13건·7.6%), 지인 등(6건·3.6%)의 양상을 보였다. '일'과 관련해 모르는 사람에 의해 폭력 피해를 본 사례는 2.4%에 불과했다.
이를 통해 '일'과 연관된 여성폭력 피해는 주로 피해자의 정보를 잘 알고 있거나 쉽게 접근이 가능한 인물에 의해 발생하고 있음(93.5%)을 알 수 있다. 모르는 사람의 경우, 피해자가 운영하는 가게나 일터에 찾아와 스토킹하는 경우 등이 포착되었다.

이날 행사는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교육센터장의 사회로, 강나연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아래 서페대연) 운영위원의 여는 발언과 참가자 모두가 함께 한 '다이-인(Die-in) 퍼포먼스', 그리고 '우리는 여성폭력을 책임질 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다' 연서명을 받는 거리 캠페인으로 진행되었다.

여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6월 3일 대선에서 정치가 여성폭력을 책임지도록 만들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는 강나연 서페대연 운영위원은 "3년 전, 신당역에서 한 여성 노동자가 과거 직장 동료에 의해 스토킹 피해를 입었다가 결국 살해되었다. 서울교통공사의 허술한 개인정보 관리와 스토킹 범죄가 만난 결과였다. 청소 노동자와 급식 노동자는 나이 많은 여성이라며 무시하기 일쑤고, 학교는 여성 교사가 학부모나 학생에 의해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당해도 보호하지 않는다. 게임업계는 집게손가락 억지 논란을 수용해 여성 노동자를 손쉽게 해고하며 생존권을 위협한다"라며 기업이 직장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외면할 때, 여성 노동자들이 폭력에 그대로 노출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4년 전 페미니스트 대학생으로서 연대한 LG 트윈타워 청소 노동자 고용승계 투쟁 현장에서 한 노동자가 "너희가 이런 일 겪지 않게 우리가 싸운다"라고 말했다고 회상하며 "4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말씀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여기 있는 우리도 어떤 노동자도, 어떤 여성도 멸시, 혐오, 폭력, 살인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 싸운다. 서로를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난 4개월 동안 광장에서 우리가 배운 것 아니겠나"라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내란을 끝낸다는 것은, 내란 세력의 뿌리를 없애는 것이다. 권력의 원천을 없애는 것이다. 내란 세력의 힘은 고작 돈 때문에 사람 생명 우습게 아는, 인간의 존엄 따위 우습게 아는 자본주의와 더불어, 여성폭력과 성차별은 없다고 말하는 안티페미니즘이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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