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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최고관리자 /  DATE: 25-04-25 18:40 /  HIT: 2회

오마이뉴스 | 태극기 시위대의 정체...개신교는 어떻게 극우 온상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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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전후 한국 개신교에는 신자들의 대이동이 있었다. 이는 대략 다섯 범주로 분류된다. 중상위계층의 대이동(이동A), 언더클래스(하층) 청년층의 대이동(이동B), 언더클래스 남성 노년층의 이동(이동C), 청년과 중산층의 대이동(이동D), 그리고 청(소)년층의 온라인공간으로의 대이동(이동E)이 그것이다(이동C에 '대'를 붙이지 않은 것은 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지만 그 담론적 파장은 작지 않다).

이동A는 강남권(강남+강동+분당 지역)의 일부 교회로 이동하는 현상인데, 이 과정에서 다수의 대형교회가 출현했다. 나는 이를 '후발 대형교회'(이하 후발) 현상이라고 부르겠다.

한국 개신교는 두 번의 대형교회 출현 러시가 있었다. 한데 이 둘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선발 대형교회'(이하 선발)는 대부흥기의 정점에서 나타난 것으로 대략 1980년 전후 시기에 일어났다. 반면 '후발'은 성장세가 정체된 2000년 전후에 집중적으로 출현했다. 새 신자의 유입이 현저히 줄었는데도 대약진을 이룩한 교회들이 있었던 것이다. 이는 신자들의 수평이동 현상으로 인한 것이다.

또 선발은 전국 대도시에서 두루 나타났는데, 후발은 압도적으로 강남권에 집중되어 있다. 해서 후발은 자산이 많고 학력이 높으며 상징권력을 더 많이 가진 계층이 대거 몰려든 결과다. 이 시기 한국 사회에 문화계급이 탄생했는데 그들의 문화적 실천의 장으로 가장 중요한 곳이 바로 후발이라고 나는 주장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이데올로기를 '웰빙+보수주의'로 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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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B는 신천지의 대대적인 성장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신천지는 대략 2000년경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초고속 성장세를 보였다. 이때 신천지로 유입된 이들 중에는 개신교에서 이탈한 언더클래스 청년층이 대단히 많았다. 가정폭력, 학교폭력, 일터폭력 등의 피해자들을 포함해서, 소비사회의 역동적 발전 과정에서 자존감 추락을 심각하게 겪었던 이들이 '안전(한 관계의) 공간'으로 이동한 현상의 일부로 해석된다. 한데 그 안전공간은 대체로 반사회적 성향이 강했기 때문에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하는 데 유용한 공간이 아니었다.

이동C는 2000년대 즈음에 급증한 '거리의 전도자' 현상과 관련이 있다. 그들 다수는 산기도원을 전전하던 일종의 부흥회 중독자들인데, 그 과정에서 노동능력이 무력화되었다. 노동현장의 폭력성에 시달리던 이들은 부흥회를 통해 자존성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산기도원이 쇠락하면서 개신교는 이들을 포용할 장소를 잃었다. 어디에도 귀속하지 못한 채 그들은 사회 속에 내던져졌다. 바로 이 시기에 서울에는 '거리의 전도자'들이 급증했다. 그들은 대체로 언더클래스 남성 노년층이었다.

한편 2010년대 후반 거리의 전도자들이 갑자기 줄었다. 그들 중 적잖은 이들이 이른바 '태극기 전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집회 참석자 몇 명과 대화를 나누었고, 그들 사이에 끼어서 그들의 대화를 엿들은 바에 의존한 추론이다. 산기도원, 거리의 전도자, 태극기 전사, 대화를 나눈 이들의 생애사는 모두 이런 경로를 갖는다는 점에서 일치했다. 또한 그들의 신앙 양식과 언어패턴 등에서도 유사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런 추정은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이렇게 이른바 '아스팔트 우파'가 출현했다. 전광훈 현상에는 이들 언더클래스 노년층이 대대적으로 극우전사로 변신한 것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이동D는 '떠돌이 신자' 급증 현상을 가리킨다. 1990년대 전후 신자들의 자존성이 현저히 높아졌다. 탈권위주의 시대정신이 기반이 되었고, 새 신자가 두드러지게 줄어든 데다, 성직자보다 긴 교회 연륜의 신자들이 훨씬 많아지게 되었다는 사실과 관련된다. 또 성직자보다 권위자원(authority resources)을 더 많이 보유한 신자들이 많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된다. 나는 이런 현상을 '주권 신자화'(sovereignization of believers)라고 부른다.

반면 성직자들은 퇴행 주체로 전락하고 있었다. 매스미디어는 성직자들이 교회의 낡은 권력을 수호하는 데 집착하고 퇴행적 언행을 일삼는 모습을 집중 조명했고, 그런 공적 이미지 실추 과정은 성직자들의 자존성 추락을 더욱 심화시켰다.

일부 주권 신자들은 낡은 성직자 권력을 대체하는 새로운 평신도 권력층이 되었다. 하여 성직자의 권력 세습은 사회적으로 지탄받았는데, 평신도 파워엘리트들이 교회를 권력 세습의 장으로 활용하는 현상은 거의 주목받지 않았다. 그 결과 일부 교회, 특히 '후발'은 평신도 파워엘리트의 집결소가 되어갔다. 실제로 파워엘리트의 40% 이상이 개신교 신자였다.

한데 낡은 권력의 장이 된 교회 혹은 새로운 권력 세습의 장으로 작동하는 교회에 불만을 품은 주권 신자들도 많았다. 그들은 교회 내에서 개혁을 부르짖었다.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가 교회를 떠나 유랑하는 신자가 되었다. 나는 이것을 '떠돌이 신자' 현상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떠돌이 수행 과정에서 눈부신 성찰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의 이동은 교회 간, 종교 간, 그리고 종교와 비종교를 아우르는 경로로 이어졌다. 이는 탈 장소적 신앙, 아니 '신앙 너머의 영성'(spiritual but not religious)의 출현으로 나타났다.

이동E는 교회 청(소)년층의 대대적인 이탈과 관련이 있다. 그들은 주로 온라인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탈종교화하거나 유사종교(the religious)의 대중이 되어갔다. 주목할 것은 최근 극우화된 청(소)년 대중과 팬덤 대중이 오프라인의 사회정치적 공론장과 맹렬하게 접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극우 유튜버들은 서부지법을 공격했고 도처에서 극우적 언행, 특히 테러리즘에 관한 기획이나 내란의 정당성을 논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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