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 마은혁 헌법재판관의 과거, 절대 못 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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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은혁 재판관님,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을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극우 보수 정치권과 언론의 이념 공세에 마음고생이 많으셨을 줄로 압니다. 다시 한 번 위로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처음 본 건 지금으로부터 9년 전쯤 광화문 부근의 변호사회관에서 였습니다. 어느 노동법연구소가 주최한 노동법 강의였습니다. 수습 법률가와 언론사 노동담당 기자, 그리고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참여한 노동법률강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어느 지방법원의 판사였던 당신은 강의를 위해 업무 후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수업을 했습니다. 강의에 조금 늦었던 당신은 청중들에게 미안해 하면서 분초를 아껴가며 초여름 후텁지근한 강의실에서 와이셔츠가 땀범벅이 될 정도로 열정적으로 강의를 했습니다.
노동 현장에서 노동조합과 사측의 단체교섭을 지원하는 저로서는 당신이 강조한 단체교섭 제도에 대한 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노동자와 사용자는 표면적으로 대등한 관계에서 근로조건을 합의하고 근로계약을 맺습니다. 그러나 민법상 노동자와 사용자는 과연 대등할까요? 월급을 주는 사장님에게 노동 현장에서 일하면서 발생하는 불합리한 사항을 바꿔 달라고 개인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노동자가 집단으로 단결하여 사용자와 노동자 간의 실질적 대등성을 실현하는 제도로서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노동시장에서 노사 간의 평등을 가져오는데 단체교섭 제도가 정말 중요하기에, 정말 섬세하게 고민하고 제도를 연구하여 활용해야 한다던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이후에도 당신은 계속하여 시민과 법률가, 활동가들을 상대로 노동법률 교육을 해왔습니다. 어느 강의 후기에는 "노동 관련 판례를 모두 체크하고 있다는 것이 허언이 아니게 느껴질 만큼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 대한 다양한 각도의 시각을 보여줬다"라는 말이 적혀 있기도 했습니다.
마은혁에 대한 근거 없는 색깔 공세
지난해 12월 국회 추천으로 인사청문회 등 모든 과정을 거쳐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되었음에도 최상목 전 대통령 권한대행은 당신을 임명하지 않았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국회 합의가 부족했다는 이유였으나, 윤석열 정권에 우호적인 보수 언론과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당신을 마르크스-레닌주의 신봉 좌편향 판사라고 비난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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