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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최고관리자 /  DATE: 24-12-11 16:36 /  HIT: 4회

오마이뉴스 | 아들이 군대에 있는데 내란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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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2. 4. 아침

아내가 깜짝 놀라 잠을 깨운다. 둘째가 우리 내외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는데 받지 못했다. 딸은 군대에 있는 오빠 걱정으로 잠도 제대로 못 잔 모양이다. 급하게 아들에게 전화했지만 통화할 수가 없다. 전날인 3일 밤,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만에 해제했다 한다.

뉴스엔 긴박했던 간밤의 상황을 알리는 속보가 나오고 있다. 국회 의사당으로 헬기가 날아드는 장면은 흑백처럼 보여서 마치 1980년 5월 광주처럼 보였다. 2024년 그것도 12월에 국회를 침탈하는 계엄군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당시 나는 초등학생이라 10.26부터 5.18까지 상황을 제대로 몰랐지만, 학교나 사회를 감싸고 있는 갑갑하고 음산한 공기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었다. 내란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자들이 힘으로 찍어 누르는, 이른바 군사 파쇼 정권이었다.

1989년 계엄 상태도 아닌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만들고 가입했다는 이유로 교사 1519명이 해직된 적이 있다. 이번에 계엄과 내란이 성공했다면 현 전교조 교사인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얼마나 많은 국민이 피를 흘렸을까? 그러면 나는 당당하게 싸움에 나설 수 있었을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저녁이 되어 겨우 아들과 통화할 수 있었다. 비상이 걸렸던 이유를 하루 종일 몰랐던 모양이다. 어떤 부대는 장병들에게 무사함을 곧바로 집에 알리게 했다는데 아들의 지휘관에게 서운한 마음이 든다.

2024. 12. 7.

서울로 가는 버스에 올라야 했지만 가지 못했다. 지난 5월에 군에 간 아들을 처음으로 면회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면회가 취소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대로 진행된다고 했다.

어스름한 새벽에 길을 나섰지만 강원 화천에 도착하니 약속한 시각인 오전 8시가 훌쩍 넘었다. 다행히 비상 상황이라 절차가 오래 걸려서 아들도 늦게 나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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