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전력노동조합

MY MENU

관련뉴스

페이지 정보

WRITER: 최고관리자 /  DATE: 24-08-28 09:44 /  HIT: 20회

오마이뉴스 | 사무실에서 엄마 기다리는 아이... '매운맛' 방학이 끝났습니다

본문

IE003341905_STD.jpg

'슬기로운 여름방학'까지는 아니었지만 별일 없이, 무탈하게 첫째의 초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이 끝났다.

아이는 방학이 끝난다는 아쉬움, 그리고 오랜만에 선생님, 친구들을 만난다는 설렘이 교차하는 마음으로 학교에 갔고 나는 방학이 끝났다는 사실만으로 안도하며 출근했다. 이제 아이의 돌봄 공백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될 터였다.

제주에서 아이를 키우며 찾아온 고비는 여러 번 있었다. 수족구처럼 전염성이 강한 질병으로 일주일씩 어린이집에 가지 못 할 때에는 친정엄마가 육지에서 제주로 날아오셨고, 코로나로 인해 두 달여간 어린이집 등원을 하지 못했을 때에는 시부모님 댁에 아이를 맡겼다.

이제야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이런 굵직굵직한 사건 이외에도 아이가 열이 나서, 아파서 급하게 회사에 연가를 내고 '돌봄 노동 현장'에 투입되었던 날들은 무수히 많다.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하듯, 크고 작은 고난들을 하나하나 넘기고 이제는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초등학교 들어간 아이의 첫 여름방학을 함께 겪으면서, 왜 일하는 여성들이 '초1 맘'이 되면 일을 그만둬야 하나 생각하는지, 경력단절 감수를 고민하게 되는지 여실히 깨달았다.

방학 전, 여름방학 돌봄 교실 신청서를 받고 작성하다 보니 아이의 하교시간이 오후 1시였다. 작년에는 신청자가 많아 추첨을 하긴 했으나 어찌 되었든 오후 3시까지 돌봄을 운영했다고 들었는데, 올해는 왜 1시까지만 하는지를 의아해하면서 신청서 하단에 연장반 신청은 따로 받는 건지 질문을 적어서 보냈다.

그러자 돌봄 선생님께서 전화를 해 따로 말씀하시길, 작년에 신청을 받을 때와는 다르게 실제로는 연장반에 참여하는 아이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해서 올해는 아예 연장반을 모집하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로는 "네..." 하고 공손하게 전화를 끊었지만, 마음 속으로는 크게 "그러면 일하는 엄마들은 어떻게 하라는 건가요?"라고 외치고 싶었다. 아이 돌봄 교실이 오후 1시에 끝난다고? 오후 1시라니. 이건 너무 이르잖아? 일하는 부모들은 어쩌란 말인가.

IE003341989_STD.jpg

하루 두 시간 사용가능한 육아시간을 내가 쓴다고 해도, 오후 4시는 되어야 퇴근 가능하다. 그러니 오후 1시에 끝나면 3시간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육아시간을 사용할 수조차 없는 부모들은 또 어쩌란 말인가. 이래저래 부모들에게 방학은 고통의 시기임이 분명했다.

방학 동안 수업 시간 변동이 있는지 알아보기 태권도 학원에 전화를 해보았다. 방학이 짧기도 하고 여러 학교의 방학을 맞출 수가 없기에, 평소랑 동일하게 운영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평소 아이가 관심 있어하던 축구교실에도 전화를 해보았는데 화, 수에는 2시 30분, 목, 금에는 4시 30분이라고 했다. 돌봄 공백을 메우기에 학원은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고, 게다가 이미 매일 가는 태권도 도장도 있어 그것과 시간을 맞추기에도 애매했다.

방과후학교와 학원 일정이 있으니 방학 통째로 아이 조부모님댁에(친가든 외가든)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생각할수록 학교를 마치고 태권도 학원 가기까지 2시간의 공백을 메울 대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도시락일지언정, 학교에서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인 상황이었다.

전체 내용보기
0 Comments

전라남도 나주시 전력로 55   
TEL) 061-345-6013    FAX) 061-345-6004~7
오늘 방문자수 : 37

    노동단체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