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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최고관리자 /  DATE: 24-08-27 19:57 /  HIT: 23회

오마이뉴스 | 압구정동에 살아도 알바를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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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초등학교 우유 배식 알바를 하고 있다. 당근에서 찾은 알바다. 알바 시간이 오전 6시 30분에서 8시인데,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는 나한테 딱 맞다. 단순노동이고 혼자 하는 일이라는 점도 좋다. 일하기에 따라 빨리 끝내면 집에 빨리 갈 수 있다는 사실도 장점이다.

하지만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은 학교 일이라 주말과 공휴일에는 쉴 수 있고 방학도 있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붙을지 자신이 없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지원 문자를 보냈는데 덜컥 일하러 오라는 연락이 왔다.

알바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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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이 끝나면 인생이 꽃길일 줄 알았다. 예전에 누군가 말했다. 50대가 제일 좋을 때라고. 그 이유는 자녀 교육은 끝났고, 아직 건강할 때이기 때문이라는 거였다. 그러니까 이때 여행도 가고 실컷 놀아야 한다고 했다. 조금 지나면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하고, 부모님도 병원에 다니고, 자녀들 결혼이다, 출산이다 해서 시간이 안 난다는 거였다.

그때 그 말을 한 사람은 남편 회사 동료 부인이었는데 나이가 나보다 대여섯 살 정도 위였다. 지금 생각하면 나보다 나이가 많았으니까, 그리고 그때였으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르지도 않았는데 모든 게 너무 많이, 너무 빨리 변했다.

요즘 자녀가 대학에 들어갔다고 해서 자식 뒷바라지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자녀가 대학에 가도 여전히 돈이 든다. 오히려 돈이 더 들기도 한다. 용돈에, 이것저것 자격증 준비에, 방학에는 너도나도 여행까지 간다. 물론 자기가 알바해서 번 돈으로 비용을 충당하는 기특한 경우도 많지만, 여하튼 대학생이 되어도 돈이 많이 든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다면 취업을 하면 상황이 나아질까? 글쎄, 별로 그런 것 같지 않다. 천정부지 집값 때문에 독립은 요원하다. 부모도 자녀가 고생하는 것이 마음 쓰이고 자녀들도 집에서 나가지 않으려 하는 판이다. 결혼의 경우, 돈 드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부모님 부양은 또 다른 부담이다. 굳이 뉴스에서 초고령 사회라고 떠들지 않아도 주변을 둘러보면 팔순 부모님이 너무 흔하다. 요즘 환갑은 나이 든 취급도 받지 못한다. 문제는 본인도 나이를 먹어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하는데, 더 늙으신 부모님까지 모셔야 한다는 사실이다. '노노(老老)봉양'이다.

그나마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면 다행이지만, 어지간한 경제력으로는 120세까지 언급하는 긴 수명을 대비하기란 힘들다. 그런 경우 결국 긴 수명은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돈 없는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저주'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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