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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최고관리자 /  DATE: 24-04-05 12:02 /  HIT: 12회

오마이뉴스 | 절반도 안 돼 공사비 90% 내라니, 집짓기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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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 겨울은 꽁꽁 싸맨 채 집에서 귤이나 까먹으면 딱 좋은, 그런 계절이다. 추운 겨울을 즐긴다며 눈 쌓인 스키장을 찾는 것도 30대까지였고, 요즘엔 집안에서 가장 덜 추운 곳을 찾아, 이불을 잔뜩 뒤집어쓴 채 누워있는 게 제일 행복하다.

그런데, 이런 혹한의 계절에, 나는 집을 짓고 있다. 12월부터 시작된 공사는, 겨울 들어 가장 추운 1월을 지나고 있었고, 현장은 거푸집과 철근, 망치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골조공사가 진행 중이다. 추위 겁쟁이가 바라보기엔, 공사장의 강추위는 공포 그 자체이다. 거기서 일을 해야 하는 작업자분들은 괜찮으신가? 걱정이 앞선다.

"(현장) 소장님, 날씨가 너무 추운데 필요한 거 없으세요? 날씨가 걱정이네요."
"없어요. 겨울 공사 항상 해온 거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부담돼요. 안전하게 작업하겠습니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주택을 짓는 것은, 철근 배근과 콘크리트 타설, 단열과 방수의 반복이다. 첫 주의 공사를 통해 기초를 다지는 단계부터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막기 위한 단열을 몇 겹이나 둘러싸더니, 둘레에 철근을 이어 벽체를 만든 후 기초 콘크리트 타설이 끝난 후에는 방수를 위한 작업이 반복되었다.

게다가 집의 뼈대가 되는 골조는, 철근을 꼼꼼하게 잇는 배근 작업 후 콘크리트로 벽체를 채운다는 설명처럼 단순하지 않았다. 

벽체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콘크리트가 채워지는 모양 틀인 거푸집이 먼저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내가 평지붕이 아닌 경사지붕을 선택하는 바람에 표준형의 거푸집을 하나하나 잘라서 연결하는 목공 작업에 몇 배나 품이 들었다.

처음에는 왜 목수분들이 팀을 이뤄 골조 작업에 참여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 했는데, 이제는 안다. 철근을 잇고 콘크리트를 타설 하는 것은 며칠의 작업이었지만, 거푸집을 한 땀 한 땀 이어서 벽체와 지붕을 만드는 것은 수 주가 걸리는 일이었다.

"요즘 배근 작업은 거의 외국인들이 해요. 그래도, 목수 팀은 한국 분들이랍니다."

기초작업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공사 현장을 찾았던 주말이었다. 공사장에서 익숙하지 않은 중국어가 들렸다. 현장소장님께 여쭤보니 배근 작업은 중국 작업자들이 하신다며, 요즘의 건축현장은 외국인들이 꽤나 많다고 하셨다.

하지만 현장소장님께서 목수 팀은 한국 분들이라며 자랑스러워하시는 것을 보니, 역시 목수가 중요하구나 싶었다. 그런데, 이 분들이 은퇴하시면 집을 지을 사람이 없다고도 하신다. 젊은이들이 점차 노동 현장에서 멀리 있고 싶어 하는 현실이니 수긍이 가기도 해 대꾸할 말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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