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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최고관리자 /  DATE: 20-09-16 16:23 /  HIT: 19회

오마이뉴스 | 아삭하거나 쫄깃한 이 김치... 노동력이 아깝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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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의 8월은 밭마다 고구마 줄기가 풍성하게 뻗어가고, 밭 가장자리에 심은 옥수수의 수염은 마지막 단맛을 올리는 중이다. 하지만 올해는 철이 없는 장맛비의 거침없는 질주가 애타는 농심을 외면해버렸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비 구름이 항상 대기했던 이번 장마에, 시골마을 텃밭에서 살아남는 작물들이 별로 없다. 열무와 얼갈이는 비에 녹아버렸고 수박과 참외, 복숭아 등의 여름 과일들은 단맛을 잃어버렸다.

그나마 아직까지는 우리 동네에는 비로 인한 피해가 덜하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이런 물난리 속에서도 청청함을 유지하면서 풍성한 줄기를 뻗어가는 것은 고구마 밖에 없다. 고구마가 크고 있는 땅 속 사정은 잘 모르지만 이웃집들의 텃밭을 보니 고구마만큼은 싱싱해보였다.

결의를 다지고 산더미처럼 쌓인 고구마 줄기의 껍질 까기를 시작했다. 고구마 줄기의 잎은 따버리면서 껍질은 섬유질을 가늘게 남겨서 줄기의 끝까지 벗겨낸다. 그렇게 질긴 겉껍질은 벗겨지고 아삭한 속살이 남는다. 그것으로 고구마순 김치를 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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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껍질을 까기에 여념이 없고 눈길은 TV 화면에 고정시키고 저녁 내내 채널을 돌려가며 고구마 줄기를 벗기는 일에 매진했더니 김치라고 자랑할 만한 넉넉한 양이 되었다.

양념은 열무김치를 담는 양념과 똑같이 소금에 살짝 절여서 약간의 액젖과 마늘 등의 갖은 양념으로 하면 된다. 고구마 특유의 풍미와 약간의 풋내가 나면서 아삭하거나 쫄깃한 식감의 고구마순 김치가 된다.

한그릇의 밥과 고구마순 김치를 입에 넣고 씹는 순간, 고구마순의 껍질을 벗기느라고 수고한 시간과 노동력이 결코 아깝지 않은 색다르고 맛있는 김치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마침 이웃집에서 반찬을 해먹으라고 고구마 줄기를 솎은 것을 어마어마하게 가져다주었다. 이맘때 고구마 줄기를 솎아 내줘야 땅속의 고구마가 튼실하게 밑이 든다고 한다. 줄기로 갈 영양소를 고구마에게만 집중하게 하는 원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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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는 어렵게 살던 시절의 대표적인 구황 작물이기도 하고 고구마 줄기도 영양학적 가치도 높고 쓰임새도 다양한 먹거리다. 시골에 살게 되면서 고구마 줄기로 김치를 담가 먹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시골에 산다는 것은 요리 재료의 다양성과 조리법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안목도 넓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일이기도 하다. 요즘 각종 매체에서 시골 마을에서 활동하는 요리사들에 대한 소개가 자주 등장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고구마 줄기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반찬을 해먹을 수 있는 요리 재료이다. 내 경험상으로는 김치를 담가 먹는 방법이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었다. 더구나 긴 장마로 인해 채소와 과일이 제 맛이 나지 않을 때 대타로 담가 먹는 고구마 줄기 김치는 아삭하거나 쫄깃한 식감으로 우리 입맛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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